그냥 하지 마세요
애견호텔이나 애견유치원 업체 중에
유료 산책서비스를 하는 곳이 있죠
이게 업체입장에선 꽤 괜찮아요.
유치원이든 호텔이든 오후에 3시간 정도 일이 좀 덜 바빠지는 타이밍이 있어요.
이럴 때 한두 세 아이 데리고 30분 산책 나가서 사진 찍고 걷다가 들어오면
2~5만 원 벌잖아요.
그럼 10분당 만원 넘는 일에요.
그런데 저는 절대 안 합니다.
보호자님이 요청해도 안 되는 이유 설명해 드리고 안 해요.
산책 999번 잘하다, 한번 실수하면 폐업이에요
보호자가 하지 않는 산책은 위험합니다.
저는 애견업을 계속하기 때문에
인스타에 댕댕이 관련 피드가 계속 올라오는데요
보호자 외 다른 사람이 산책시켜 주다 아이 잃어버리는 피드 심심찮게 올라와요
이럴 경우 못 찾아요
보호자님이 아이를 놓치시면 찾을 가능성이 있어요
가다가 보호자 목소리 듣고 돌아설 수도 있고요.
찾다가 발견하면 아이가 보호자님께 올 수도 있고요.
그런데 타인이 잃어버리면 못 찾습니다.
가다가 돌아올 가능성 거의 없구요, 그 후에 마주쳐도 안 옵니다.
아이가 산책자의 정면을 마주 보면서
고개를 숙이고 몸을 뒤로 빼면
아이의 체형과, 하네스 체결정도에 따라서
하네스가 빠져버리는 경우가 생각보다 많아요.
너무 어이없이 쑥 빠지기도 해요.
댕댕이의 달리기 속도는 상상초월입니다.
댕댕이가 그냥 빠른 걸음으로만 가도 못 잡아요.
만약 산책 중에 댕댕이가 어떤 사람을
자기 보호자로 착각한다면?
무서워하는 타입의 강아지를 발견한다면?
보호자에게로 가거나, 도망가려고 뒷걸음질로 몸을 당길거고
그러다 하네스가 빠지면 그대로 달립니다.
아이를 잃거나 교통사고 날 수 있어요.
장비 자체의 불량도 생각하셔야 해요.
플라스틱 체결부위가 부러져 있다거나
하네스나 목줄, 플라스틱 부분을 아이가 물어뜯어놓은 것을
산책자가 보지 못하고 그냥 데리고 나갈 수도 있어요.
자동줄의 내부 줄 고정부위가 장기간 사용으로 훼손됐을 수도 있고
(업체에선 자동줄로 산책시키지 않습니다)
그냥 리드줄이 불량이라 끊어질 수도 있어요
리드줄과 금속체결 부위의 연결이 뽑히기 직전일 수도 있어요
수많은 불운 중 하나라도 걸리면 아이를 잃어버리게 될 수가 있는데
요즘은 한번 사고터지면 폐업 각오하시고 수습하셔야 합니다
애견업체는 중요도의 99%가 안전에요
그 안전의 또 99%는 아이를 보호자님께 돌려드리는 거예요.
아이가 다치고 부러지고 어떻고는 진심으로 대하면 다 수습됩니다.
그런데 탈출과 잃어버리는 것은 수습이 안 돼요.
애견업계에서 하는 말이 있죠.
"아이가 업체 안에서 어떤 이유로 사망하는 것보다
아이를 잃어버리는게 업체도 보호자도 더 심각한 일이다."
아이 잃어버리지 마세요.
탈출하지 않게 강박증 수준으로 관리하세요.
안전문 관리, 잠금장치는 그냥 무의식적으로 습관적으로 몸이 움직이게 하셔야 합니다.
아이들 산책시켜서 돈 조금 더 벌 생각하지 말고
약간 여유 있는 타임엔 아이들 눈곱, 항문 관리하고
인스타 정리하시는 게 훨씬 낫다고 생각합니다.
아참, 참고로
아이들은 애견 유치원, 애견호텔이
실내인지 실외인지 구분 못하는 경우가 많아요. 아이마다 다르겠지만요.
곳곳에서 다른 아이들 체취가 느껴지고, 다른 아이들이 수시로 출입하고,
자기 영역, 자기 집이 아닌 곳이기 때문에
그곳을 외부라고 여기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 증거가, 마킹과 실외배변인데
실내에서는 마킹을 하지 않는 아이나 실외배변만 하는 아이가
업체에 들어서면 마킹을 하거나 배변을 하는 경우가 많아요.
실외라고 여기고 행동하는 거죠.
좁은 개별장에 가두는 그런 방식이 아니고
오픈된 놀이방에서 아이들을 관리하는 경우엔
외부산책이 그다지 필요하지 않다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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