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견유치원이나 애견호텔을 운영하시게 되면
많은 것을 포기하셔야 해요.
2년을 못 넘기고,
매장을 넘기는 경우가 다반사예요.
2년은커녕 1년 만에 양도하고 도망칩니다ㅎㅎ
본인이 대표시라면
알바를 넉넉히 쓰지 않는다는 전제하에
워라밸은 애초에 포기하셔야 합니다.
보호자님들이 출근하는 시간에 아이를 맡기시기 때문에
일찍 오픈해야 하고요
퇴근하고 아이를 데려가시기 때문에
늦게 마감해야 합니다.
전 아침 8시~ 오후 9시가 운영시간이에요.
저는 출퇴근을 포기했고요
그냥 가게에서 자고,
가게에서 일어나자마자 오픈해요
밤 9시에 마감하고 어차피 청소하고 나면 10시 반~ 11시 반은 되거든요
그냥 집은 포기했고요, 몇 년째 가게에서 먹고 자고 합니다ㅎㅎ
호텔링도 하신다면
사장이 가게에서 먹고 자는 게
아주 매우 큰 메리트가 돼요.
보호자님들이 비교적 안심하고 아이를 맡기 실수 있죠.
사장이 호텔에서 잠을 잔다면
호텔링 매출은 어느 정도 보장돼요.
그 어떤 좋은 시설 보다도,
사장이 가게에서 같이 자는 게 가장 큰 프리미엄이거든요
대신 완전히 감금생활 각오하셔야 하고요.
정말 가게에 갇혀서 꼼짝도 못 한다고 보시면 돼요
사람이 나가면 울거나 하울링 하는 아이들도 있고
한 아이가 하울링 하면, 전체가 하울링 한다고 보시면 됩니다^^;;
혼자 있을 땐 편의점 한번 갔다 오는 것도 힘들어요.
야간 알바를 쓸 수도 없고요.
갇혀있는 것에 적응 못하는 사장님들이 많아요.
자유를 그렇게까지 제한당해 본 적이 별로 없거든요.
애견업은 많은 보호자님들과의 이해관계가 얽히기 때문에
쉬는 날 정하는 것도, 많은 것이 신경 쓰이고요,
운영시간의 예외를 부탁하는 보호자님들도 계시고
(좀 더 일찍 오픈, 좀더 늦게 데려갈 수 없냐 등등)
예를 들면, 5일에 쉬려고 했는데
그날이 포함된 여러 날 호텔링이 필요한 아이들이 발생하는 등
이런 경우가 수시로 발생합니다.
이런 걸 잘 조율해 가면서 운영해야 하는데
아무리 잘 조율해도 가게에서 꼼짝 못 한다는 데에는
변함이 없습니다ㅎㅎ
이 업종의 특성상
알바에게만 가게를 맡겨놓는다는 게
심리적으로 쉽지 않거든요.
이 업종은, 한 마리 사고(탈출) 나면 폐업입니다.
사장님들 중에는 갇혀있는 도중에
밖으로 나가고 싶은걸 못 참고
아이들만 두시고 나가서 친구를 만난다든지
한잔 한다든지 그러는 사장님들도 계세요.
그렇게 갇혀있다는 게,
이게 견디기 힘든 일인데요
그러다가 저번에 어떤 업체에서는
사장님이 친구 만나서 한잔 하는 사이에
호텔 중인 아이가 우리에서 탈출하다가
우리에 꽂혀서 사망한 사건도 있었죠?
애견업이 그런 업이에요.
살아있는 아이를 맡아주는 일이라는 게
보통 책임감으로 할 수 있는 일이 아니에요.
물건을 맡는 것과는 차원이 다르죠.
지금 유치원, 놀방은 주 6일을 하고 있는데요
처음엔 무휴로 했었어요^^;;
무휴로 했을 땐 진짜 저도 와이프도
둘 다 정신력으로 버텼었고요
싸우기도 많이 싸웠었답니다ㅎㅎ
자유가 너무 제한되다 보니까,
둘의 시간, 데이트, 하다못해 산책조차 함께 못하는 거에
적응이 안 되고,
이렇게까지 해야 하는지 현타와 스트레스에
자주 다퉜었고요
지금은 주 6일 운영,
월 2~4회 쉬는데요
그래도 여러 해 하다 보니 둘 다 적응도 되고
이렇게라도 쉬는 날 확보하는 건 다행으로 생각하고 있어요
겨우겨우 한 달에 한두 번 집에 가고
외식하고 그러는 정도지
여전히 가정파탄 감금생활 중이에요ㅎㅎㅎ
건강도 챙기기 정말 어렵습니다.
가게에서 먹고 자고 하면
잘 먹는다는 게 정말 힘듭니다.
일단 온전한 식사시간이라는 게 없고요,
아이들은 제가 식사시간이든 뭐든
인정사정 봐주지 않죠?ㅎㅎ
몸에 좋은 것을 차려 먹는다는 게 정말 어렵습니다.
보통 그냥 잘 때우면 다행인 그런 생활이 몇 년 동안 이어지죠.
인스턴트, 도시락, 즉석식품 등등 그런 거 위주로 먹게 돼요
밀키트 먹으면 잘 먹는 거구요
배달음식은 돈 들어서 안 먹고요.
음식도 그렇고
갇혀만 있으니, 운동이 부족해져요.
밖에서 걷는 운동할 시간도 없고요
밤에 청소 끝나고 나면
쉬어야 하는 시간이라,
그 시간엔 운동할 체력이 정말...
핑계일 수도 있지만 운동하기가 정말 쉽지 않아요.
건강을 챙기기가 정말 쉽지 않아요
체력도 매년 떨어지는걸
몸으로 느끼고 있답니다.
정말 많은 걸 포기해야 하는 직업이에요.
친구들도 1년에 한 번 만날까 말 까에요
이렇게 자유를 포기해야 하는 직업인데
돈만으로는 극복하기 힘들어요.
여행 등 어딜 다니시는 걸 좋아하는 분들은
더더욱 현타가 심각하실 거고요.
자유를 포기한 만큼 비례해서 긴 시간을 함께 지내야 하는
우리 댕댕이들을
정말 진심으로 좋아하는 마음으로 운영하는 게 아니라면
정말 정말 힘드실 거예요.
그래서, 이럴 줄 몰랐다며
1년 만에 양도하고 도망치는 거랍니다.
그렇게 힘든 상황에서는
댕댕이들이 싫어질 수가 있거든요.
댕댕이 업체를 몇 년간 운영하고 있다면
찐 애견인 맞습니다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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